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장단점 3가지
여행 좀 다닌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굉장히 높은 비율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고 합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러시아 서쪽의 모스크바부터 동쪽 끝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288km를 잇는 노선인데요. 단일 노선으로는 당연히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이고요, 그러다 보니 쉬지 않고 달려도 일주일이 걸립니다.
이국적이면서 낭만적이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또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실제로 가보면 분명 좋은 점도 있고 힘든 점도 있습니다. 오늘은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장점, 차창 밖 풍경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끝없이 펼쳐지는 차창 밖 풍경입니다.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자작나무 숲과 광활한 평원,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바이칼호까지 하루 종일 기차를 타고 가도 풍경이 질리지 않다고 합니다. 비행기로 이동하면 절대 볼 수 없는 시베리아의 광대함을 그대로 체감할 수 있다는 게 이 여행만의 특별한 점입니다.
특히 이르쿠츠크 근처에서 바이칼호를 따라 달리는 구간은 횡단열차 여행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이라고 하는데요, 차창 너머로 펼쳐진 호수 풍경을 몇 시간 동안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계절에 따라 풍경도 완전히 달라지는데요, 겨울에는 새하얀 설원이, 여름에는 푸른 자작나무 숲이 펼쳐지는 식으로 같은 노선이라도 탈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고 합니다.
두 번째 장점, 전 세계 친구들
횡단열차는 좁은 객실에서 며칠을 함께 보내야 하는 구조라 자연스럽게 같은 칸 사람들과 친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러시아 현지인은 물론이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과 한 공간에서 식사하고 대화하다 보면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언어가 완벽하게 통하지 않아도 며칠씩 같은 공간에 있다 보면 묘한 동지애가 생긴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좌석 등급에 따라 분위기도 조금씩 다릅니다. 삼등석에 해당하는 개방형 6인실(플라츠까르타)은 여러 사람과 어울리기 좋고, 폐쇄형 4인실(꾸페)은 좀 더 조용하게 이동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합니다. 어떤 등급을 타든 정차역마다 플랫폼에서 현지 음식을 파는 사람들과 만나거나, 잠깐 내려서 다리를 풀며 주변을 구경하는 것도 횡단열차 여행만의 소소한 재미입니다.
평소라면 절대 만날 일 없는 사람들과 며칠씩 한 공간에서 부대끼는 경험 자체가 흔치 않은거라 인터넷도 잘 안 되고 할 일도 마땅치 않은 곳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데요, 어떻게 보면 오히려 이런 단절된 환경이 색다른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 장점, 여러 도시를 한 번에
횡단열차의 또 다른 장점은 노선을 따라 여러 도시를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이르쿠츠크, 노보시비르스크, 예카테린부르크를 거쳐 모스크바까지 가는 동안 각 도시마다 며칠씩 머물면서 관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항공권을 여러 번 끊지 않고도 시베리아 전역을 가로지르는 여정을 한 번에 계획할 수 있는 셈입니다.
전체 구간을 다 타지 않고 일부만 골라서 타는 것도 가능합니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교적 가까운 동쪽 구간만 골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타고, 바이칼호를 둘러본 뒤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가장 자주 간다고 합니다.
노선 중간에 몽골이나 중국으로 빠지는 지선도 있어서 일정을 조금만 더 욕심내면 몽골 울란바토르나 베이징까지 연결해서 여행을 짤 수도 있는데요, 여행 한 번에 러시아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와 도시를 엮어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첫 번째 단점, 길고 불편한 일정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점은 역시 일정이 길고 생활이 불편하다는 점입니다.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부분인데요, 전체 구간을 쉬지 않고 가면 일주일이 걸리는데, 그 기간 동안 제대로 씻기도 어렵고 좁은 침대칸에서 계속 생활해야 합니다. 샤워 시설이 따로 없는 객차가 많아서 물티슈로 며칠을 버텨야 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솔직히 기차 여행 로망을 안고 떠났다가 생각보다 고된 일정에 당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화장실 사용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정차역 도착 전후 일정 시간 동안은 화장실 이용이 금지되는데, 변기가 철길에 그대로 배출되는 방식이라 역 주변 위생을 위해 통제하는 것입니다. 이런 디테일은 미리 알고 가지 않으면 당황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겨울철에는 난방이 되긴 하지만 객실 간 온도 차가 크고, 기차 특유의 진동과 소음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는 후기도 많습니다.
전체 구간을 타지 않고 일부만 골라 타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아마 바로 이런 불편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무리해서 전체 노선을 다 타기보다 2~3일 정도의 구간으로 시작해 보는 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부담이 덜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단점, 접근성과 비용 문제
한국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러 가는 길 자체가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습니다. 한때는 한국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저가항공 직항 편이 활발하게 운항했지만, 2022년 이후로 직항편이 끊긴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중국이나 다른 경유지를 거쳐서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이동 시간과 비용이 예전보다 훨씬 늘어났습니다.
숙소나 결제 인프라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국내 여행 예약 플랫폼에서는 러시아 숙소 검색 자체가 막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거나, 발품을 팔아서 직접 알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그마저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또한 신용카드 결제도 제한적이라 현금을 넉넉히 준비해야 하고, 환전 자체도 쉽지 않다는 점을 미리 감안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거리상으로는 크게 멀지 않지만 블라디보스토크조차 항공권 비용이 모스크바행과 큰 차이가 안 날 정도로 비싸지는 상황이 생기는겁니다. 횡단열차는 그대로 운행하고 있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예전보다 훨씬 번거롭고 비용 부담도 커졌다는 점은 꽤 불편한 부분 같습니다.

세 번째 단점, 언어와 정보의 장벽
러시아는 영어 표기가 거의 없고 대부분 키릴문자로만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기차표나 역 안내판, 식당 메뉴까지도 영어 병기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 가는 여행객들은 정보를 놓치거나 헤매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번역 앱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요, 그나저도 기차 안에서는 인터넷이 거의 안 터지기 때문에 미리 오프라인 번역 기능을 준비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타면 노선 자체가 복잡해 보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일부 구간은 카자흐스탄 영토를 살짝 지나는 경우가 있는데 단수비자로 러시아를 여행하는 외국인이 이런 구간을 모르고 탔다가 비자가 무효 처리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출발 전에 해당 열차의 정확한 노선을 확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장단점 결론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장점과 단점이 정말 명확하게 갈리는 여행입니다. 끝없는 차창 밖 풍경, 색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여러 도시를 한 번에 잇는 유연한 일정은 다른 여행에서는 거의 경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길고 불편한 일정, 까다로워진 접근성과 비용, 언어와 정보의 장벽은 분명히 각오하고 가야 하는 부분들입니다.
특히 요즘은 한국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이 끊긴 상태라 예전보다 준비할 게 많아졌습니다. 무작정 로망만 가지고 떠나기보다 경유 항공편, 비자, 숙소, 환전 같은 기본적인 부분들부터 잘 찾아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나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만의 장점이 많기 때문에 끊임 없이 사람을이 찾는 것 같습니다.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불편한 부분들에 대해서 준비만 잘한다면 평생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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